이아롬

마당이 있는 시골집에서 미니피그를 키우며 살기 위해 헬로파머에서 일하고 있는 매니징에디터. 도시청년 농사 자립 프로젝트 '유기농펑크'로 활동하며 농사와 생태적인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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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여성들은 지금 ‘미투’로 연결되어있다. 국내에서는 서지현 검사의 내부고발이 기폭제가 되어 문화예술계를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me too와 with you를 이야기 하고 있고, 세계 정상의 위치에 있는줄만 알았던 미국 헐리우드의 배우들까지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성폭력, 혐오와 차별에 대한 증언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세계 어디에서도 농업·농촌의 미투운동이 크게 들려오진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농업·농촌계가 성평등하다는 증거라 볼 수는 없다.

많은 차별과 폭력에 놓여진 다양한 세계의 여성들이 연결되기를 바라며 우리와 가까운 아시아 여성농민이 차별을 겪고있는 사례를 구성했다. [편집자주]


 

종자를 권리조차 없는 인도네시아 여성농민 이야기

 

이 글은 2018년 1월 2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아시아 여성농민의 권리신장을 위한 국제토론회’에서 인도네시아 여성이 겪는 차별에 대한 주제발표를 바탕으로 구성했다. 사진은 주제발표를 하는 인도네시아 농민단체 ‘세리캇 페타니 인도네시아(Serikat Petani Indonesia, SPI)’ 시티 이나야 빈티 수나토 회장. © La Via Campesina.

 

저는 인도네시아의 여성농민입니다.

인도네시아는 농사를 전업으로 삼는 사람이 천만명이나 되고, 그 중 여성농민인 우리의 비중은 7만 4백명이죠.

유엔식량기구(FAO)에서도 세계 식량생산의 80% 이상이 여성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한 적 있죠?

지금 이 세계는 여성이 먹여 살린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그러나 이런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엇인가요.

국경 없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노동과 차별, 종속관계, 같은 다양한 형태의 불평등 뿐이지요.

농업이라는 하나의 시스템안에서 재배부터 유통까지 다양한 노동을 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주어지지 않은 것들이 4가지 있습니다.

 

1. 여성농민은 토지를 소유할 없습니다.

2. 여성농민은 종자나 비료를 사기 위해 신용거래를 없습니다.

3. 여성농민이 교육을 받을 있는 기회는 남성에 비해 아주 저조합니다.

4. 여성농민은 자신이 생산한 제품의 판매나 유통에도 관여할 없습니다.

 

이건 무얼 뜻하는 것 일까요?

집안의 가장인 남성이, 모든 자원과 이익을 차지하며 여성을 통제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는 여성은 혼자 자립할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그것은 가정 안에서 해결할 수 없는 극심한 차별과 폭력이 일어날 때 조차 떠날 수 없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 조차 힘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더라도 결국 집에서 부엌일이나 살림, 육아나 하게 된다는 지배적인 인식은 여성이 스스로 자립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개척할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시장과 같은 ‘대중적’인 장소는 여성의 영역이 아니라는 사회의 인식은 여성을 가족 공동체 안으로 고립시킬 뿐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공동체 안에서 계속 축적되어 여성농민이 끊임없이 빈곤해지고 자립할 수 없는 고리를 견고하게 만듭니다.

이 모든 것의 주요 원인인 가부장문화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농민은 이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농민조합인 ‘세리캇 페타니 인도네시아(Serikat Petani Indonesia, SPI)’에서는

여성농민의 인식을 높이고, 서로 연대할 수 있도록 생계와 관련된 교육(지속가능한 농업과 식품 가공 등)부터 성평등교육까지 다양한 맞춤 교육을 지원합니다.

 

SPI의 여성농민교육 © Serikat Petani Indonesia

 

교육을 받은 여성농민은 자신에게 필요한 여러 활동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조직을 통해 직접 생산한 농산물과 식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은 물론,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시장, 소비자, 기관, 정부, 시민사회단체와 관계를 구축하며 사업파트너가 될 기회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우리의 활동이 나비효과가 되어 성평등한 농업·농촌이 된다는 생각에서요!

 



 

여성의 독립을 가로막는 일본 소득세법

 

앞서 인도네시아 여성농민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성농민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형태의 노동에는 국경이 없다’는 의견에 특히 공감했습니다.

우리 일본에서도 역시, 여성이 가사와 돌봄노동을 잘 해내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고 있지요.

이런 인식에 대한 문제제기 없다 보니, 이런 여성의 노동에 대한 기대는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18년 1월 2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아시아 여성농민의 권리신장을 위한 국제토론회’에서 인도네시아 여성이 겪는 차별에 대한 주제발표를 바탕으로 구성했다. 사진은 주제발표를 하는 일본 가족농운동(노민련) 여성회 미키코 쿠보타 회장 © 비아깜페시나 동남국아시아 지역사무국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일본의 여성농민이 독립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인 소득세법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합니다.

일본의 소득세법 제 56조는 다음과 같이 명시합니다.

 

거주자와 생계를 함께하는 배우자나 친족이 그 거주자의 영위 부동산 소득, 사업 소득 또는 산림을 가꾸는 소득에 대해 사업에 종사한 것으로 기타의 사유로 당해 사업에서 대가를 지불받는 경우 그 대가에 상당하는 금액은 그 거주자의 당해 사업과 관련되는 부동산 소득 금액, 사업 소득 금액 또는 산림 소득 금액의 계산 상 필요 경비에 산입하지 않는 것으로 한다.

또한 그 친족 그 대가에 관한 각종 소득 금액의 계산 상 필요 경비에 산입되어야 금액은 그 거주자의 당해 사업과 관련되는 부동산 소득 금액, 사업 소득 금액 또는 산림 소득 금액의 계산 상 필요 경비에 산입 한다. 이 경우에 그 친족이 지불을받은 대가의 액수 및 그 친족 그 대가에 관한 각종 소득 금액의 계산상 필요 경비에 산입되어야 금액은 당해 각종 소득 금액의 계산에 따른 것과 본다.  (번역: 차준우)

 

쉽게 말해 가족농으로 생계를 꾸리는 농민 대표자는 배우자를 비롯한 다른 가족에게 지불하는 임금을 필수 경비로 계산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아무런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죠.

여성농민이 똑같이 일해도 보수의 극히 일부분만 공제되기 때문에 여성농민이 최저임금보다 훨씬 낮고, 최저 생계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보수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2016년 3월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에서는 일본 정부에 이 조항을 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최종 권고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CEDAW는 아울러 여성들의 은퇴 후 빈곤에 대해서도 우려하며 일본의 연금 제도가 최저 생계 수준을 보장하도록 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죠.

 

일본 가족농운동 ‘노민련’의 여성농민들 © 일본 가족농운동(노민련)

 

일본 정부는 농업 위원회(농지를 관리하는 공공 위원회)와 농협 이사회의 과반수를 여성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목표는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2015년 통계를 보면 농업 위원회의 여성 수는 2,536명으로 전체 위원의 7.4%에 불과하거든요.

이런 통계를 보면 아직까지 일본 정부는 우리 여성농민이 겪는 문제의 근본원인과 농촌 지역의 남성 중심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 뿐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지금, 당신이 있는 곳은 어떤가요?

당신의 성별과 상관없이 당신의 존재가 존중받고 있나요?

우리는 우리의 차별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변화를 이끌어낼 것입니다.

 

취재협조: La Via Campesina(비아깜페시나 동남동아시아 지역사무국)

 

이아롬

마당이 있는 시골집에서 미니피그를 키우며 살기 위해 헬로파머에서 일하고 있는 매니징에디터. 도시청년 농사 자립 프로젝트 '유기농펑크'로 활동하며 농사와 생태적인 삶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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