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감밭의 독재자

  이상적인 가족농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동안 미디어에 숱하게 소개된 행복한 감나무집, 구례 ‘자연의뜰’ 가족을 찾았다.  감 마니아라면 꼭 다시 찾는 맛 좋은 감을 생산해 내는 김종옥, 서순덕 농부와 3년전 서울에서 귀농해 가족농에 합류하며 자연의뜰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아들 김상수 씨와 며느리 김은혜 씨. 이들은 가족으로도, 서로 협업하는 동료로도 완전체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이들이라면…

가족끼리 왜 이래?!

  이 기획은 농림부장관이 바뀌기 전, 올해 1월에 열린 ‘장관님과 청년농업인간 대화’라는 행사에서 출발합니다. 당시 김영록 전 장관(현 전남도지사)과의 대화에서 한 청년농부가 ‘농촌에는 가족농이 대부분인데 가족과의 갈등 때문에 생업에 지장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가족갈등을 향상하기 위한 정책을 제안합니다.  당시 농림부 장관이던 김 도지사는 ‘자신 또한 자녀와 잘 지내는 것이 많이 어렵지만, 제안한 청년농업인의 태도를 봤을…

전통도 충분히 힙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산 맥주를 마실 때 선택지가 적었다. 한국에서 맥주가 두가지 브랜드로 대표되는 동안 맥주 맛을 비하하는 농담이 유행했고, 사람들은 조금씩 수입맥주로 관심을 돌렸다. 수입맥주는 수많은 ‘맥주덕후’를 움직였고, 다양한 맥주 양조장이 전국에 생기며  ‘맥주’의 맛과 이미지가 풍부해졌다.   일본에서는 사케가 그렇다. 지난 몇 십 년 이상 대형 제조사의 대량 생산설비에서 쏟아져 나와…

다큐 ‘자연농’을 찍은 감독들이 도시에 정착한 이유

세계를 돌아다니며 다큐 ‘자연농’을 작업한 강수희, 패트릭 커플. 그들의 다큐가 완성된 2015년부터 지금까지 생태와 농업을 사랑하는 사람이 모이는 다양한 곳에서 크고 작은 상영회가 열리고 있다. 이후 그들이 오사카의 한 마을에 예술 공간 ‘더 브랜치’를 열어 자리 잡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마침 일본에 있던 우리가 만나러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자연농 커플이 정착한 동네에 도착해…

소농이 생존하는 법

농사를 짓겠다 결심한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농지를 사야 할까, 기를 작물을 먼저 정해야 할까, 아니면 농법을 정하는 것이 우선일까. 일본에서는 이 모든 것보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자격’을 먼저 받아야 한다 이 자격은 특정 규모의 농지를 갖고 농사짓는 서류가 정한 기준만 충족하면 되는 한국의 농지원부와는 결이 다르다. 바로 먼저 농사를 짓고 있는…

농산물이 말하는 ‘지역다움’

  농산물에 스토리를 입히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농장과 농부의 이야기를 극대화해 차별성을 두려 애쓰는 콘텐츠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다면 뭔가 허전하다. 그 농산물 이야기에는 무엇이 빠졌을까?   바로 그 농산물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그래서 정말 궁금했다. 일본에서 농산물로 지역을 이야기하는 방식에 대해 말이다. 이제 그 궁금증을 해결할 차례다.   외부에서 지역으로 찾아가는 곳 at 디앤디파트먼트 D47 식당     매력…

벚꽃이 피면🌸

4월을 대표하는 꽃, 벚꽃. 따뜻해진 날씨와 흩날리는 벚꽃잎은 겨우내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마법처럼 풀어주는 힘이 있죠. 유난히 추웠던 겨울을 지나 올해는 평소보다 더 빨리 벚꽃이 찾아왔습니다. 찾아가면 절대 후회없을 지역별 벚꽃소식 전합니다🌸   순천시 동천 30리 벚꽃길     순천만국가정원(풍덕동)에서 부터 서면 학구리까지 동천변을 따라 이어져 있는 동천 30리 벚꽃길. 3월 29일부터 순천시의 젖줄 동천변을 따라 벚꽃이…

여성농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전 세계 여성들은 지금 ‘미투’로 연결되어있다. 국내에서는 서지현 검사의 내부고발이 기폭제가 되어 문화예술계를 비롯한 다양한 곳에서 me too와 with you를 이야기 하고 있고, 세계 정상의 위치에 있는줄만 알았던 미국 헐리우드의 배우들까지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성폭력, 혐오와 차별에 대한 증언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세계 어디에서도 농업·농촌의 미투운동이 크게 들려오진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농업·농촌계가 성평등하다는 증거라…

농촌에서 ‘젊은 여자’로 산다는 것

어느 마을은 60대가, 다른 마을은 70대가 마을의 막내라는 이야기가 농담처럼 들려온 것도 오래. ‘시골’을 가슴에 품고 사는 여성이라면 누구든 안다. 농촌에서 ‘어린 여자’로 산다는 것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님을. 사회가 명시한 청년은 만 39세까지라지만, 시골에서는 청년도, 40대도 여전히 젊거나 어린 여성이다. 전국 농촌에서 여성으로 살며 할말 많은 20대부터 40대를 살아가는 그녀들과 시골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신이 시골에서 겪게 될 일들 –
뚜벅이는 괴로워

몇 주 전, 시골로 내려가고 싶다는 사람을 만났다. 직장생활에 지친데다가, 공기 좋은 곳에서 여유롭게 사는게 꿈이랜다. 삼시세끼를 보면서 시골살이에 대한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며 상상의 나래를 마구 펼쳐댔다. 잠자코 듣고 있다가, 차가 없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뚜벅이인 당신이 시골에 내려가면 이런 일들을 겪게 될 거니까. 버스 기다리다 숨 넘어 간다. 시골의 대중교통은 열악하다. 그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