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는 꿀꿀 울지 않아

“어제 일찍 잠 드신 것 같은데, 간만에 몸 쓰셔서 너무 피곤하신 건 아닌가 싶어서 맥주 한 잔 하자고 말도 못 꺼냈지 뭐예요.” 사실 지난 밤, 같이 맥주 한 잔 하자 하려다 혹시 부담스레 들릴까 말을 꺼내지 못했던 건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서로의 소심함을 탓하며 맥주 대신 모닝커피로 아쉬움을 달래고, 다시 돼지들이 있는 목장으로 출발했다.  …

왕돼, 돼지 목장 우프에 도전하다

  내 별명은 ‘왕돼(지)’다. 함께 살고 있는 반려인의 별명은 ‘돼돼’. 별명에서 드러나듯 우리 가족은 돼지를 가장 좋아한다.   하이힐을 신은 듯 우아하게 서있지만 얼굴엔 귀여움을 가득 담고있는 외모를, 쫑긋 세운 귀를 정신없이 펄럭이며 개구리 같은 소리를 반복해서 내는 돼지의 소리를, 우리는 너무나 사랑한다. 그런 내가 가장 먼저 취재하고 싶어했던 곳은 충북 음성군에서 경축순환농법을 하는 ‘자연목장’이었다.…

도시에서 농업분야에 취업할 수 있다고요?!

1,590,000명, 면적 1천ha(2016년 기준). 잠깐 스쳐봐도 적은 숫자는 아닙니다. 이 숫자는 바로 ‘도시농업’에 참여하는 인원과 면적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는 6년 전인 2010년과 비교했을때 10.5배의 인원과, 9.6배의 면적이 증가한 크기입니다. 매년 20% 규모로 성장해가는 도시농업.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지난해부터는 ‘도시농업관리사’라는 새로운 국가기술자격증이 만들어졌습니다. © KBS 인간의 조건 – 도시농부 캡쳐   도시농업관리사는 무얼 하는 사람이냐고요? 도시농업관리사의…

‘우프’ 하려면 시외버스 티켓을

“자연목장이 올해부터 우프 호스트가 됐어요!” 지인 목부의 SNS에 올라온 소식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농가를 찾아 노동과 숙식을 교환하는 ‘우프’를 하려면 꼭 국제선 티켓을 끊어야만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한국에도 우프가 있었다니! 우프 하러 굳이 유럽행 티켓을 끊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 뿐이었다. 이런 소식에 농업과 농촌을 이야기하는 내가 국내 우프를 신청하지 않을 수…

농협은 어떻게 탄생되었을까?

“한국 농업의 문제는 곧 농협의 문제다” 이만큼 농협은 농업분야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농사를 짓지 않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저 은행 중 하나인 농협. 하지만 농협은 의외로 덩치가 꽤 크다. 한국 농협은 200만명의 조합원, 26개의 계열사를 갖고있다. 이게 어느정도냐면, 재계서열 10위인 대기업이다(올해 기준). 우리에게 익숙한 농협의 금융부문은 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의 지점을 다 합쳐서 5,000개가 넘으며, 농협…

시골에서의 삶을 상상해 볼래?

시골에서 산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기까지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하고 싶은 공부도 하고 농사도 짓는 농부의 생활력은 어떻게 기르는걸까? 농촌을 삶의 방식으로 선택하고 싶다면, 그런 방식으로 한번 살아보는 것도 좋겠다.   그래서 충청남도 농업기술원과, 행복한 여행 나눔, 협동조합 젊은협업농장, 청년농부작업장 온, 플랫폼510 협동조합… 이렇게 많은 조합이 뜻을 합쳐 ‘촌村스러운 일 상상캠프 Season.4’를 벌인다. 캠프의 세부 내용은 참가자들의…

‘파머스마켓’이라는 오작교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고베시청 앞에는 농부의 트럭이 모인다.  질서 정연하게 주차된 트럭 짐칸에 매대를 올리고, 공원 중앙에 ‘FARMERS MARKET’이란 푯말을 세우면 시작되는 농부의 시장. 거창한 부스나 현수막 없이도 한눈에 시장임을 알 수 있는 곳. 이곳에서 주말 이른 아침부터 만난 농부와 소비자는 자신의 일상을 나눈다. 마치 오래된 이웃이나 친구처럼. 치열한 떨이 세일이나 호객행위 대신, 공원이라는…

소농이 생존하는 법

농사를 짓겠다 결심한 사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농지를 사야 할까, 기를 작물을 먼저 정해야 할까, 아니면 농법을 정하는 것이 우선일까. 일본에서는 이 모든 것보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자격’을 먼저 받아야 한다 이 자격은 특정 규모의 농지를 갖고 농사짓는 서류가 정한 기준만 충족하면 되는 한국의 농지원부와는 결이 다르다. 바로 먼저 농사를 짓고 있는…

농산물이 말하는 ‘지역다움’

  농산물에 스토리를 입히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농장과 농부의 이야기를 극대화해 차별성을 두려 애쓰는 콘텐츠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다면 뭔가 허전하다. 그 농산물 이야기에는 무엇이 빠졌을까?   바로 그 농산물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그래서 정말 궁금했다. 일본에서 농산물로 지역을 이야기하는 방식에 대해 말이다. 이제 그 궁금증을 해결할 차례다.   외부에서 지역으로 찾아가는 곳 at 디앤디파트먼트 D47 식당     매력…

도심 속 상점에서 만난 농산물 디자인

디자인의 핵심은 ‘시각적 설득’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들, 한눈에 사로잡지 못하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디자인의 영역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단순히 제품이나 공간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까지 확장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농산물과 디자인의 관계는 어떨까, 농촌과 디자인의 결합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걸까. 그 모습을 일본의 상점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매장의 모든 요소에 고유의 철학을 담다, at 무인양품 유라쿠쵸점     세계에서 가장 큰 무인양품(무지) 매장, 유라쿠초점. 겉으로만 보면 공장으로 착각할 정도로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이곳에는 무지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청과매장과 오두막이 있다. 옷, 식품, 가구까지. 의식주와 관련한 모든게 다 있지만, 신기하게도 매장에 들어서자 마자 마트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상품마다 비치한 간판이나 문구 따위가 없기 때문일까, 호객행위를 하는 점원이 없기 때문일까. 그것만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