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곤

시골에서 농사 안 짓고 사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드론 등 신기술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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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날에 농촌으로 내려간 사람들은 낯선 풍경을 봤을 것이다.
큼지막한 얼굴과 이름, XX협동조합 (전) 이사 등의 직함이 적혀 있는 ‘명절 인사’ 현수막이 여기저기에 걸려 있었다.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다음 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조합장 선거가 무엇이길래 농촌에 현수막 대란이 일어났는지 알아보자.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포스터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두 번째로 시행되는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

오는 3월 13일 치러지는 제2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는 지역 산림조합, 농·축협, 수협. 총 1,343곳의 조합장을 뽑는다.

이전에는 개별 조합들이 선거를 주관했으나, 금품과 식사제공이 오가는 등 부정 선거 논란이 계속 됐다.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를 위탁받아 2015년 처음으로 전국 조합장 동시선거를 시행했다.

하지만 처음 치뤄진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도 1,340명의 선거 사범이 입건되는 등 혼탁한 양상을 빚었다.

이번에도 이곳저곳서 위법행위가 일고 있다. 벌써 중앙선관위가 적발한 사례만 140건이다.

선거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부정 선거 움직임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합장이 뭐야?

조합장이 대체 뭐길래 각 조합에서 주관하던 조합장 선거를 전국에서 동시에 치르고, 선관위에 위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금품이 오가는걸까.

조합장은 지역 농·축협, 수협, 산림조합의 장을 말한다. 지역 조합의 최고 책임자다. 지역 조합의 경제사업, 신용사업, 교육사업을 주도한다.

조합의 규모마다 다르지만, 조합장은 1억원 안팎의 연봉을 받는다. 판공비는 별도다.

규모가 큰 조합의 조합장은 전용 차량과 기사까지 둔다.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금융기관인데다가, 조합 직원들의 인사권과 조합 사업 결정의 키를 쥐고 있다.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2년 이상 조합에서 정한 출자좌수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세부 기준은 조합마다 다르다. 출자금을 몇 구좌나 냈느냐, 지역조합의 경제사업을 얼마나 이용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A 농협의 경우 출자금을 1000구좌 이상 내야 임원으로 출마할 수 있게 정관을 뒀다. B 농협은 출자금 400만원 이상 내고, 경제사업 500만원 이상 사용해야 하며, 기탁금으로 1,000만원을 내야 임원으로 출마할 수 있게 했다.

이 때문에 임원 출마 자격이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포스터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왜 부정선거가 일어나는거야?

먼저, 선거 운동 방식이 다른 선거에 비해 제한적이다.

선거 운동 기간이 2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로 13일 밖에 되지 않는다.

후보자 연설이나 토론회 등 후보 검증 기회도 없다. 선거운동원이나 선거사무소를 둘 수 없는데다가, 선거 운동은 오로지 후보자 본인만 가능하다. 인기투표나 깜깜이 선거로 번지는 경향이 크다.

조합원의 규모가 500명에서 2000명 규모다.

규모가 다른 선거에 비해 작다. 작은 규모라 표 계산과 표 규합이 치열한 것도 이유다.

짧은 기간 안에 자신의 인지도를 유권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금품 전달 및 식사 제공 등 부정선거 행위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개선할 방법은 없어?

조합원과 전문가들은 선거 운동 제한을 완화하고 후보 검증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배우자의 선거운동 및 선거운동원을 통한 선거 운동을 허용하는 대신, 연설회나 후보자 간 토론회 등 후보 검증 기회를 마련해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에 도움을 줘 깜깜이 선거와 돈선거를 막자는 것이다.

한편, 좋은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에서는 이달 말까지 전국 지역농협 후보자들에게 부정선거로 인한 재선거 시 조합의 추가 부담액을 변상하겠다는 서약서를 받기로 했다.

만약 부정선거행위를 보면 어떻게 해야해?

1390(선거법안내 및 위반행위신고센터)으로 전화하거나,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신고를 할 수 있다.

선거법 위반 적발시 제보자에게는 최대 3억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장된다.

 

만약 금품제공 및 식사제공을 받았으나 신고하지 않고 있다가 적발된 경우, 최대 50배의 금액을 과태료로 부과한다.

일문일답으로 알아보는 조합장 선거 썰

잠깐, 얼마 전에 결혼식을 치뤘는데 후보예정자가 와서 축의금을 냈었어. 이 경우에는 선거법 위반이야?

관혼상제에 5만원 이내의 축・부의금을 낸 경우,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

 

우리동네는 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조합장이 안 바뀐 것 같은데, 연임은 얼마나 가능한거야?

비상임 조합장은 제한이 없다. 상임 조합장은 3선까지만 가능하다. 상임 조합장도 연임 제한이 없었지만 2015년 농협법을 개정하면서 제한을 뒀다.

매출 1500억원 이상인 농협은 조합장을 비상임으로 두고 조합원이 아닌 이사 한 명 이상을 상임이사로 둬야 한다. 비상임 조합장은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신용 사업권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 상임 이사에게 신용 사업을 위임하거나 전결한다. 하지만 경제사업권과 지도사업권을 가지고 있다.

상임 조합장은 신용사업권을 갖고, 출근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문제는, 3선을 채운 상임 조합장들이 조합장을 비상임으로 바꾸고 상임 이사를 둘 수 있게 정관을 개정해 계속 연임하려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조합장 연봉은 얼마야?

조합마다 다르지만, 5천만원에서 1억원을 웃돈다. 거기에 업무 추진비와 판공비까지 있다. 실제로 받는 금액은 연봉보다 더 많다.

 

이제 막 귀농한 나도 출마할 수 있어?

안 된다. 선거 공고일인 2월 21일 기준으로, 2년 이상 각 조합이 정한 출자좌수를 보유한 사람이어야 한다.

 

선거 운동은 어떻게 해?

흔히 보는 선거 운동 풍경과는 다르다. 유세차, 선거 운동원을 쓸 수 없다. 후보의 배우자도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없다.

오로지 후보자 본인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선거운동은 가능하다. 단,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는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없다. 또한 문자 메시지의 경우, 사진, 영상, 음성 메시지 등을 첨부할 수 없다.

선거 운동이 가능한 기간은 2월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14일 간이다. 

선거일인 3월 13일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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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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