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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촌에 들어오니까 어른들 하시는 말씀이 ‘소가 꼭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게 일 소면서 거름을 만든다’면서. 자신의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거름은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농사의 밑바탕이다….
끝까지 소를 지키며 이어온 적정규모 농사
대석은 가장 처음에 나오는 품종이라 병충해에 강해요. 가장 처음 나오는 자두라 농약을 가장 덜 칠 수 있는 품종이기도 합니다. 자두가 늦을 수록 농약을 더 많이 칠 수 밖에 없죠. 자두는 정말 예민한 작물이에요. 적과나 전정을 조금만 늦게해도 표시가 나요. 과실을 굵게 키우는 것도 쉽지 않고요.
후무사는 자두라고 하면 가장 대표되는 맛 좋고 굵은 품종이에요. 의성은 산이 얕아 일조량도 많고, 날씨도 막 뜨겁다가 춥고 기온차가 심하니까 과일이 맛있어요. 그래서 과일, 채소 할 것 없이 안 되는 게 없죠.
자두 나무 전지에 세상 이치가 다 담겨 있어요. 이를테면 원 가지에 가지 두개를 서로 붙여 놓으면 서로 세력싸움을 벌여 둘다 잘 안 돼요. 나무가 물 흐르듯 전지가 안 되고, 부주지(원 주지에서 분리된 두번째 가지)가 더 굵어도 안 되죠. 수형 조절을 못하면 나무는 계속 도태돼요. 나무를 가까이서 보고, 멀리서도 보며 섬세하게 작업해야 과실이 굵어져요.
우리동네는 모두 관행농으로 농사지어요. 그래서 우리도 자연스레 따라할 수 밖에 없었죠. 그런데 언니네텃밭을 만나면서 제초제를 안 치고, 생태교육 받고 나가면서 풀을 안 뽑고 깎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참 아쉽더라고요. 우리가 처음부터 친환경 그룹에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20년 가까이 여기서 관행농을 했으니 우리만 친환경으로 전환한다고 될 것도 아니고요.
제초제를 치면 풀이 누렇게 죽어가요. 그걸 보고 있으면 참 마음이 불편한데 풀을 깎아놓으니 마음이 좋아지더라고요. 예전에는 여자는 제초기를 못 쓰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동네에 어떤 형님이 일본에서 만든 여성용 관리기를 쓰더라고요. 나도 그때부터 관리기를 쓰고 있어요. 하지만 제초를 한 번 하고나면 팔이랑 근육이 계속 아파서 그것도 고민이에요. 여자가 기계를 계속 만지는 게 오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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