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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를 위한 농촌생활 지침서, 헬로파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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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로 찾아가 일손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는 방법으로 떠난 무전여행, 삼시세끼 프로젝트 © 양애진

 

3년 전, 시골에 살아 보고 싶다’, ‘왜 청년들은 모두 도시로만 오는 걸까?’ 하는 작은 바람과 호기심에서 시작했던 ‘삼시세끼 프로젝트’.

그러나 바람만 가지고 부딪히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너무 높았다.

시골에 아무런 연고 없이 내려가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시골의 집값은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았다.

텃밭을 키우려면 작은 규모의 땅이라도 있어야 한다.

결국 차안으로 선택한 것은 여러 시골을 찾아가 일손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는 방법으로 살아보는 것이었다.

여유로우며 낭만 가득한 농촌을 그리며 전국의 농가를 찾아다녔다.

 


어서와, 농촌의 현실은 처음이지?

 

© 양애진

 

하지만 정작 마주하게 된 것은 차디찬 농촌의 현실이었다.

예능 ‘삼시세끼’에서 펼쳐지는 낭만과 눈 앞에 펼쳐지는 현실은 너무도 달랐다.

당장 판로가 막혀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농부, 기존의 기득권들과 갈등하고 있는 귀농인은 저녁에 술 한 잔 기울일 때면 화를 내기도 하고 눈물도 보였다.

 

농촌의 고령화도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였다.

환갑이 넘은 분이 ‘청년’ 소리를 듣는 곳이 바로 농촌.

자녀의 교육을 위해 도시로 떠나는 일도 점점 늘어 농촌에서는 아이들을 보기도 어려웠다.

‘내년이면 아내와 자식은 도시로 이사 할 예정’이라는 농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부로 시골의 삶이 부럽다고 말할 수 없었다.

‘이농 현상’, ‘농촌의 고령화’, ‘6차산업’ 등 교과서에서만 봤던 단어의 실체였다.

 

낭만과 가벼운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2년 동안의 여정 끝에 찾은 것은 답이 아닌 새로운 질문이었다.

맛집에서는 몇 시간도 기다릴 의향이 있지만, 농장은 찾지 않는다. 음식은 좋아하지만, 생산에는 관심이 없다.’

이 질문을 두 가지로 구체화했다.

소비자를 어떻게 농장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 그리고 청년이 어떻게 농업·농촌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어올 수 있을까?”

 


질문이 이끈 곳, 팜프라

 

팜프라를 함께하는 사람들. 왼쪽부터 지황, 나, 재희. © 양애진

 

질문을 던지는 동안, 새로운 인연도 만났다. 영화 ‘파밍보이즈’로 청년 농업계의 스타덤에 오른 지황, 농사를 지으며 지속가능한 삶을 고민하는 재희.

나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들과 함께 팜프라’라는 청년 그룹을 만들기로 했다.

우리는 ‘청년 농부를 위한 농업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꽤 거창한 슬로건을 앞에 내걸고 세상에 나왔다.

 

가장 먼저 해결하고 싶었던 것은 청년들의 높은 농촌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가장 큰 쟁점인 주거, 토지, 수익모델 문제였다.

그러기 위해 단순히 농사만 짓는 농장이 아닌 생산자는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실험해 보고, 소비자는 농장으로 놀러 오는 곳.

그 사이의 경계인은 소비자와 생산자간의 만남을 기획할 수 있는 공간을 상상했다.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공동체 지원농업(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모델을 실험해 보기로 했다.

CSA는 소비자가 먼저 펀딩하고, 수확 후 돌려주는 방식으로, 한 농가가 다수의 소비자와 미리 계약해 1년 동안 생산할 농산물의 품목과 수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소비자를 생산자의 공간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둘 사이의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촌이라는 공간을 단순한 생산지가 아닌 문화적 사회적 가치를 가진 공간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머나먼 간극을 채우는 일이 전제되어야 했다.

CSA 모델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둘 모두의 시선을 가지는 일이 필요했다.

하지만 생산자를 찾아가는 소비자나 농촌을 찾은 청년의 이야기는 책으로는 읽은 적은 많았지만, 정작 현실에서 본 일은 없었다.

막연하지만 머릿속에 있는 분절된 입장들을 연속선상에 놓아 2차원이 아닌, 3차원의 그림으로 그려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로 그 그림을 그려가고 있는 현장을 살펴보는 경험이 절실했다.

당장에 실험을 앞둔 상황에서 현실사례를 봐야 했다.

 

팜프라의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의 배경은 일본이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1. <우리는 시골 농부를 스타로 만든다> 다카하시 히로유키 | 마루비

 

거대한 소비사회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는 ‘관계’라는 가치를 잃어버렸다.

이를 되찾기 위해 만들어진 ‘먹거리가 붙은 월간 정보지’에 관한 이야기다.

일반적인 식재료 택배서비스는 전달되는 먹거리가 메인이고,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종이는 먹거리를 소개하는 보조적 역할을 하는게 대부분이다.

‘이 관계를 거꾸로 바꿔보자는 것!’ 다시 말하면 먹거리를 소개하는 지면매체, 즉 정보 쪽을 메인 콘텐츠로 격상시키고, 그 정보지에서 특집으로 다룬 먹거리를 ‘부록’으로 하여 보조적 역할로 위치 매김하는 것이었다.

 

2. <디앤디파트먼트에서 배운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전하는 가게> 만드는 법>

나가오카 겐메이 | 에피그람

디앤디파트먼트는 지역의 디자인을 발굴해 도시의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가게다.

새로운 상품이 점점 늘어나는 세상에서 디앤디파트먼트는 오히려 기존의 아름다움에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있었다.

이처럼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오프라인 ‘매장’의 형태로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깊었다.

 

3.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 마스다 무네아키 | 위즈덤 하우스

저자이자 츠타야의 최고경영자인 마스다 무네아키가 말하는 기획이란, 빠르게 변화하는 것과 느리게 변화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일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것들의 속도에 맞춰 느리게 변화하는 것을 혁신하는 것.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기존의 생산자관점과 구조를 바꿀수있는 것.

그게 바로 마스다가 생각하는 ‘기획’이다. 이는 소비자와 생산자의 관계에서도 적용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통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이나 니즈는 빠르게 변화하는데, 생산자들은 기존에 구축해 놓은 유통구조나 수익모델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변화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4. <로컬 지향의 시대> 마스나가 게이코 | 알에이치코리아

기술의 발달에 따라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화살표가 향하고 있는 곳, ‘지역’.

저자는 다양한 지역사례를 보여주지만 그 중에서 단연코 눈에 띄었던 부분은 가미야마정의 이야기다.

“소비사회가 변하면서 물질보다는 경험, 연대 등 가시화 할 수 없는 것에 가치를 두는 시대가 됐다.”

어디에 있든 모든 업무가 가능해진 세상, 기존 상식을 넘어서는 플랫한 관계가 일본의 깊은 숲속마을에서 생성되고 있다.

그래서 가미야마는 ‘꼭 도쿄에 살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를 말하고 있다.


 

이번 답사에서 나는 그들의 ‘기획’을 배우고 싶었다.

‘하나의 사고방식’ 으로 전혀 다른 것들을 연결하는 ‘능력’을 보고 싶어졌다.

결국 내가 팜프라에서 맡게 될 포지션은 생산자와 소비자, 생산자와 요리사, 요리사와 소비자라는 수많은 관계를 하나의흐름 위에서 적재적소의 위치에 배열하는 일일테니까.

 

그 중에서 내가 가장 해내고 싶은 것은 ‘도시와 농촌 그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일’이었다.

이러한 지점에서 2030을 위한 농업 농촌을 다루는 미디어 ‘헬로파머’와 뜻이 맞았다.

 

농업을 도시에 알리기 위해서는 도시를 먼저 알아야 했다.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생산, 판매 현장을 봐야했다.

도심 속 농업과 농촌의 활성화 현장을 눈과 귀로 담기로 했다.

 

도쿄에서는 파머스마켓, 편집샵, 갤러리, 식당 같은 도시 곳곳에 스며든 농촌 농업의 모습을 살펴 보기로 했다.

오사카에서는 헬로파머와 함께 CSA, 자연농, 로컬양조장, 마을재생사례 등 실제 농촌에서 이루어지는 사례를 찾아가기로 했다.

 

앞으로 내가 하게 될 이야기는 두가지로 나뉜다.

1. 도심 속 오프라인 공간에서 만난 농산물: 무인양품,아오야마 파머스 마켓, 아사가야 청과매장

2. 농산물을 넘어선 지역 브랜딩: d47, 안테나샵

그 외에 오사카에서의 일정은 함께 동행한 헬로파머의 시선으로 연재될 예정이다.

 

삼시세끼 프로젝트의 정신으로 떠나는 답사, 우리의 일본 농업 탐험은 이렇게 물음표로 시작한다.

 

 

<Editor: 이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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